2️년차 개발자의 2023년 상반기 회고 🌄

이번 주를 끝으로 6개월간의 글또 활동이 마무리된다. 6개월전에 작성했던 다짐글을 돌아보며 올해 상반기 회고글을 작성해보려 한다.

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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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는 2주에 한 번씩 다양한 주제로 개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인증하는 글쓰기 모임이다. 회사 일이 바쁘거나, 그냥 개인적인 이런 저런 일들로 컨디션 관리를 잘 못했을 때는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주말에 일어나 블로그 포스팅을 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모임이었다.

  • 정량적으로 평가해보자면.. 12번의 기회 중 4번 실패했다.
    • 첫 번째 실패: 까먹었다.
      진짜로 까먹었다. 그날 12시 즈음에 자려고 누웠다가 버뜩 생각나서 슬랙을 확인하고 절망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 이후로 다이어리에도 크게 적어놓고 캘린더 알림도 설정해놨다.
    • 두 번째 실패: 힘들었다.
      사실 글또 활동 초반에 내가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회사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그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글또를 시작했던 것도 있었다.
    • 세 번째 실패: 적당한 주제를 찾지 못했다.
      물론 맨날 하는 게 개발이긴 하지만, 너무 회사 특인, 또는 너무 루틴한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개발 블로그에 쓸만한 주젯거리를 찾기가 힘든 것 같다. 이것저것 작성해보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패쓰해버렸다.
    • 네 번째 실패: 여행을 다녀오느라…😇
  • 8번은 성공했다.🎉
    내가 6개월동안 작성했던 8개의 포스팅은 한 두개를 제외하고는 정말 글또가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글들이었다. 주기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다, 쓰고싶을 때 한 번이 아닌 내가 정해놓은 주기에 맞춰서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놓지 않아야 하고, 스스로 좋은 컨디션 통해 꾸준함을 유지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 글쓰는 습관이 자리잡았나?
    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아직도 마감 시간에 쫓겨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책상 앞에 앉지 못한다. 하지만 회사 일이나 스터디, 또는 개인 공부를 하면서 블로그 주젯거리를 찾는 습관이 생겼다.
    회사에서 지금까지는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면 ‘오 이 주제로 글을 적어볼까?’, ‘여기서 어떤 컨텐츠가 나올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스터디를 하면서도 블로그의 주제로 삼을만한 키워드를 찾는 버릇이 생겼다.
    항상 이런 생각들을 한 곳에 정리해놓았다가 마감기한이 닥치면 이 중 하나를 골라 포스팅을 하는 식으로 글을 작성했었다.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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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의 소개로 타입스크립트 스터디를 시작했다. Learning Typescript라는 책을 한 주에 정해진 분량만큼 읽어오는 모임이다.

역시 공부는 약간의 강제성이 있어야 하나보다. 그렇게 읽자읽자 하던 개발 서적도 혼자 보면 몇 장 보다 말게되고, 사놓고 펴보지도 않은 책도 있었는데, 스터디를 통해서 평소에 습관처럼 쓰던 타입들에 대해 좀 더 나은 방식으로 풀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 한 번 더 고민하게 되었고, 기존에 작성되어있던 타입의 문제점을 느끼고 기회가 있을 때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두꺼운 이론 책 한 권을 정독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회사 업무

초반에 회사 업무에 부담을 느꼈던 이유는 내가 맡고 있는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버그에 대한 불안감때문이었다. 이번년도부터 조직이 바뀌어서 원래 나와 같은 팀이었던 팀원분이 다른 팀으로 가시고, 새로운 프론트엔드 개발자분이 우리 팀으로 들어오셨다. 우리 서비스의 코드 및 기획에 대한 히스토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였고, 서비스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사람도 당연히 나였다.

그러다보니 서비스의 웹 프론트엔드단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너무 큰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한 번은 서비스 이용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앱 브라우저에서의 로그인 쪽에서 이슈가 생겼었는데, 그 문제가 며칠동안 해결이 되지 않아 문제가 해결될때동안 무거운 부담감을 느꼈었다.

그때 당시에 슬랙 알림이 오는 게 무서워서 웹에서 발생한 버그와 관련된 게 아닌데도 슬랙 알림이 올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 문제는 개발 본부장님과의 원온원을 통해 조금씩 해결되었다. 개발본부장님께서는 내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시고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2분기부터 조직도를 바꿔 우리 팀을 개발본부장님이 계신 팀으로 이동하고, 웹에서 발생하는 문제상황에 대한 1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도맡아해주셨다.

그리고 전사적인 프로세스를 조금씩 개선해주셔서 지금은 서비스의 어떤 문제에 대해 개발자 한 명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없어졌다.

물론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자로서 서비스의 안정성에 어느정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만들기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건 맞지만, 너무 과도한 자책과 죄의식을 가지는 건 나의 정신건강에 좋지 못하다. 건강이 최고다.

적당한 부담감은 가지되, 자책하지 말자.

컨디션 관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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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위한 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전부터 명상을 시작했다. 매일 하지는 못하지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날, 또는 주말에는 꼭 20분씩 명상을 하고있다. 사실 명상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느꺄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시간동안은 노트북과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과 머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전에 여행을 다녀왔다. 라오스에 가서 많이 걸어다니고, 맥주도 마시고, 수영도 하고, 명상과 멍때리기를 병행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레는 원래부터 하던 운동이긴한데, 최근에 좀 열심히했다. 작품반도 시작해서 발레 공연에서 보던 멋진 동작들을 음악에 맞춰 따라하면서 발레의 재미를 더 크게 느끼고있다. 출근 할 때도 발레 영상을 찾아보고 퇴근할 땐 발레 수업가려고 부지런히 짐을 챙긴다.

출퇴근길에도 개발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퇴근 후에도 자기 전까지 일을 놓지 못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도 물론 성장하고있다는 기분이 들어 좋았지만, 지금은 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진 느낌이다.

2023년 상반기 한줄평

실패 속에서 꾸준함의 가치를 깨닫고,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배운 상반기

마지막은 KPT식 회고로 마무리해보려한다.

계속하자

  • 명상 일주일에 3번 이상 하기
  • 발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기
  • 2주에 한 번 블로그 포스팅하기
  • 개발 서적 스터디하기

그만하자

  • 주말에 하루종일 유튜브 쇼츠 보지 않기. 차라리 영화나 책을 보자.
  • 미루지 않기. 발등에 불떨어질 때가 아니라 미리미리 차근차근 해두자.

시도해보자

  • 발레와 관련된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해보기
  •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 러닝 시작하기.
  • 12시 전에 자기
  • 영어공부하기. 맨날 한다고하고 안하는 것중 하나. 아무래도 돈을 들여서 강제성을 부여해야겠다.
  • 글쓰기 연습하기.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그냥 떠올라서 써봤다. 일기부터 써볼까..?


상반기보다 더 즐거운 하반기가 되길 바라며.. 23년도 상반기 회고를 마친다.